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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이야기

소백산 장군봉 대참사 호프만 생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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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장군봉 대참사 호프만 생존일기 ★

 

장군봉 대참사 

호프만 생존일기

 

2023.6.30~

 

소백산장군봉참사-소백산임도붕괴-영주장군봉산사태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2023.6.30

✔ 300미리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6월 30일 오후 1시경 소백산 장군봉(해발 730미터)임도가 터지며 엄청난 土砂와 바윗덩어리, 아름드리 나무가 300m를 넘게 쏟아져 내려와 순식간에 호롱마을을 덮치는 大慘事가 일어났다! 지구村 한 곳에서 일어난 大災殃이었다ㆍ호롱마을 촌장이 지난 3년간 일구어온 소중한 자산이 순식간에 초토화된 悲劇의 시작이었다.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1일 째(2023.7.1)


✔ 잠자리가 없어져 버렸는데 고맙게도 아랫집에서 재워주고 위로해주어 슬프지만 버틸 수 있었다ㆍ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2일 째(2023.7.2)

✔아랫집에서 장화와 삽을 빌려 올라와서 아궁이 쪽 토사와 木石을 긁어내니 다행히 아궁이 철문 덕에 아궁이안으로 토사가 덜 들어가 아궁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ㆍ만약 방구들장 안으로 토사가 밀려들어갔으면 구들장을 다 들어내고 황토방을 대수리해야 할 뻔하였다ㆍ아찔하다ㆍ그리고 다행히 토굴이 무너지지 않고 살아있는 기적이 있었다ㆍ샤워장과 화장실 건물이 사라졌는데 토굴마져 무너졌으면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려 했다ㆍ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잡은 기분이었다ㆍ전기가 끊겨 팬이 돌아가지 않
아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어렵게 아궁이에 불 부터 지폈다ㆍ

✔ 하루종일 허리까지 꽉 들어찬 부엌과 방안의 진흙 토사를 긁어 내는 데 진행은 더디고, 허리는 아프고 자꾸 서글픈 심정에 비통한 마음만 들었다ㆍ먹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방안 토사 위 매트리스 위에 종이 박스를 깔고 잠시 새우잠을 잤다ㆍ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3일 째(2023.7.3)

✔목수형이 도와주고 80대 지인 한 분이 무료 봉사를 해 주어 힘들고 고된 작업이었지만 허리춤까지 들어찬 황토방 토사를 다 긁어 냈다ㆍ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4일 째(2023.7.4)

✔새벽3시 조금지나 기분이 이상해서 아궁이쪽 가보니 물줄기가 쎄고 메몰되어가고 있어 한동안 물길 트느라 전쟁을 했다ㆍ총성없는 전쟁 이다ㆍ아직 토굴은 괜찮다ㆍ빗줄기가 거세다ㆍ뒷뜰 6월 30일 사고 지점도 아직은 괜찮다.필수 물자를 잘 챙겨야 한다ㆍ생존을 위해서ㆍ먹어야한다ㆍ건강을 위해서ㆍ다치지않아야한다ㆍ컨디션유지를 위해서 씻어야한다ㆍ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을 대비해야한다ㆍ산사태 재발시 퇴각로가없다ㆍ급하면 연인정 잣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자ㆍ주변은 간결해야 한다ㆍ복잡하면 햇갈린다ㆍ행동우선순위를 정해서 현명하게 움직이자ㆍ인간의 본성은 선인가 악인가ㆍ기본이 利己다ㆍ가깝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허망하다ㆍ날이 밝아온다ㆍ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6일 째(2023.7.6)

친구들, 나는 소백산에 머무르고 있네ㆍ지난 달 말
에 영주 지역에 300미리가 넘는 폭우가 연일 계속되다보니 장군봉 700미터 지점 임도가 무너져 해발 400미터 호롱마을 까지 300여 미터를 아름드리 나무와 큰 바위덩어리, 토사가 밀려내려와 주변을 쓸어버리는 엄청난 재해가 있었다네ㆍ

농막은 20%정도 파손되었는데 토사가 뒷문을 치고 들어와 앞문으로 나가는 바람에 다행히 집을 다 쓸어버리지는 않았네ㆍ토사가 허리춤까지 차서 모든 것을 흙더미로 만들어버려 며칠 동안 긁어 낸다고 죽도록 고생했네ㆍ몇번이나 포기할까 했으나 영주에 있는 중학교 친구들과 지인 몇 분이 도와 주어 희망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네ㆍ

이제는 냄새는 많이 나지만 최소한의 잠자리는 확보했고, 물전쟁은 잠시 휴전 중이지만 파리와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네ㆍ재난지역에는 파리가 들끓는다더니 실감하네ㆍ평소에 이곳은 파리가 거의 없는 청정지역이었는데ㆍㆍㆍㅠㅠ ㆍㆍ1980.11.3일 횡간도에서 간첩은 3마리 잡아봤지만 파리 잡는 건 귀찮고 짜증이나네ㆍ

지구촌 곳곳이 지구온난화 영향권에서 갖가지 재해를 양산하고 있네ㆍ재해는 누구에게나 예외일 수 없음을 실감하며 항상 대비하고 주의하기를 간곡히 권유하는 바이네ㆍ소백산에 여명이 트고 있네ㆍ모두 건강하소서~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7일 째(2023.7.7)

✍🏻어제는 오전에 부엌앞에 쌓아놓았던 내가 쓴 몇가지 책 500권(정가 12,000원)을 길가에 내다 쌓았네ㆍ 냄새와 개미가 들러붙어 명물에서 흉물로 전락해 버린 몰골을 보니 慘憺한 심정에 한동안 넋이 나갔었네ㆍ

오후에는 호롱마을에 비가 오락가락 계속 내려서 제3의 위기가 오는 것에 대비하느라 여기저기 돌보고 노심초사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가 밤중에 깨어보니 무심한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습기와 파리의 공격도 계속 되고 있네ㆍ

다행히 폭우는 아니라서 계곡 물소리가 콸콸콸콸이 아니라 좔좔좔좔일세ㆍ됐다안됐다 부실한 카톡에 연결하여 살펴보니 응원 메시지가 많이 있어 다시 희망의 끈을 부여 잡네ㆍ

새벽이 오기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않던가!! 모두 고맙네! 한강이남 최고 명문 부산상대 자랑스런 친구들이여~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8일 째(2023.7.8)

✔비상 대책으로 목수형과 일당 근로자 한 명이 토굴 위 비막이 공사를 했다ㆍ시멘트를 사용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어 조금 사용했다ㆍ나는 점심에 영주 친구들 모임이 있어 건너편 친구집을 다녀왔다ㆍ

✔저녁 무렵 영주에서 중딩 박성태(권석영)이 끌여온 닭개장으로 저녁 식사ㆍㆍ잘 끓였네ㆍ맛있네ㆍ고맙네 친구^^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9일 째(2023.7.9)

✔새벽 6시부터 9시 까지 장장 3시간에 걸쳐 거센 물결을 맞으며 대형 배수관에 막힌 돌과 토사를 긁어 내어 배수로를 확보하다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11일 째(5023.7.11)

✔절망속에서도 살아남아준 오이와 고추 몇 개가 너무 고맙다ㆍ비상식량이다ㆍ제일 기대를 하지 않았던 채소다ㆍ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된다ㆍ

✔사건 11일 째를 맞이하여 몰골은 사납지만 아직은 살아 있다ㆍ몆 번의 고비를 넘기고 온 몸에 상처 뿐인 영광이지만 아직은 살아 있다ㆍ모두가 이야기한다ㆍ살아 남은 걸 다행으로 여기라고ㆍㆍ암튼 살아있는 것이 죽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1980.11.3 외딴 섬에서 대간첩 작전 중에 부상으로 오후부터 새벽까지 계속 피를 쏟아 의식이 가물해져오는데 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왜 그리 아름답던지ㆍㆍ죽음이란 고통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아름답게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ㆍ 계속 비가 오니 저녁에는 대피 하라고 하지만 난 그럴 생각이 없다ㆍ어짜피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니던가!

✔오늘은 비가 오지 않으면 지붕 수리를 좀 하려고 했으나 계속 비가 와서 주변에 혼재한 나무를 줏어다 불태우고 있다ㆍ화력은 대단하다ㆍ일단 불이 쎄지면 비 먹은 나무도 거뜬히 태워낸다ㆍ원래 깔끔한 성격이라 지저분한 것은 못 본다ㆍ

✔일전에 나의 꿈 호롱마을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ㆍ나는 나이가 들면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마을을 하나 만들어서 촌장을 맡아 즐겁게 살다가 生을 마감하는 것이 꿈이었다ㆍ부족하지만 지난 3년간 무수히 많은 돌을 들고, 땅을 파고, 나무를 자르고 심고, 약초를 심으며 겸손한 출발을 했다ㆍ하지만 6월 30일 오후 1시 순식간에 모든 것이 사라져버졌다ㆍㆍ

이제 이 꿈을 버리고 안락한 도시 생활로 돌아가야 할 지 수 없이 고민하면서도 아직 난 여기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ㆍ꿈을 꾸지 않는 者는 꿈 꾸는 사람의 熱情을 모른다ㆍ에베레스트 정복길에서 산화한 者들의 꿈을 그저 미친 짓이라고 폄하하고 조롱할텐가?


✔산중이라 통신 상태가 불안정하여 겨우 몇 줄 적어 봤다ㆍ애꿏은 비는 언제 그칠까?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12일 째(5023.7.12)

✔오늘도 하루 종일 비 먹은 나뭇가지를 줏어와 아궁이에 불태워 황토방을 말렸다ㆍ수십년된 호롱마을 명물 다래나무가 송두리채 뽑혀나가 시체처럼 널부러진 것을 줏어다 불태우려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ㆍ그리고 아궁이 주변에 보관했다가 침수로 흙먹은 물건들을 일일이 씻어내다보니 오른손 마비가 오려해서 한동안 애를 먹었다ㆍ

✔서포터스가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ㆍ재난 피해자는 시간이 금이다ㆍ복구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전화로 시간을 끄는 것은 백해무익이다ㆍ일에 열중하다가 젖은 장갑을 벗으려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ㆍ그런 성의가 있으면 차라리 짜장면 한 그릇 배달해 주는 게 더 도움이 되는 일이다ㆍ

✔나는 나약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ㆍ조그만 外風에도 툭툭 쓰러지는 그런 오뚝이가 되고 싶지는 않다ㆍ적들이 보기에 만만한 상대, 그저 그런 놈이 되고 싶지는 않다ㆍ그래서 오늘도 이를 악문다ㆍ초등학교 4학년 까지 지게를 지고 꼴을 베고 나무를 했지만 그 이후 육체 노동을 심하게 해본 적이 없기에 폭우폭염속 움적거림은 정말 힘이 든다ㆍ그래도 내 스스로 만만한 놈이 되고 싶지 않기에 온 몸이 부스러져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버티고 있다ㆍ

✔오전에는 잠시 햇볕이 나더니 오후에 또 공포의 비가 내렸다ㆍ 지긋지긋한 이 비는 언제 그칠꼬ㆍㆍㅠㅠ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14일 째(2023.7.14)-1

✔ 2주 넘게 계속되는 전국적인 장마 속에서 이곳은 장대비와 가랑비가 번갈아 이어지는 전형적인 장마비가 계속되고 있으나 계곡물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ㆍ하루 종일 방안에 머무르며 일을 하지 않으니 아픈 허리도 조금 완화되고 손발의 마비 증세도 덜하다ㆍ에너지 충전에 도움이 되었다ㆍ밧데리도 사람도 움직이려면 가끔 충전이 필요하다ㆍ

✔부엌 앞 신발장에 신기하게도 새가 집을 짓고 새끼를 부화하고 있네ㆍ吉鳥가 되어다오!

✔내가 소백산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기쁜 일이 있었다ㆍ7월 12일(수) 11시 7분, 분당 제일여성병원에서 외손자가 태어났다ㆍ3.23kg, 49cm 건강한 사내아이다ㆍ나로서는 작년 11월 첫 손자에 이어 두 번째다ㆍ행복하다ㆍ복덩이 덕분에 힘을 내자~

✔5시 17분 일출 시간이 지났다ㆍ비는 계속 오지만 어제 쉬었으니 오늘은 굼불도 좀 지피고 움직거려 보자ㆍ내가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이것이 1인기업의 한계다ㆍ1인기업은 무한 自由를 누리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다!!

✔This,too, shall pass away!!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14일 째(2023.7.14)-2

✔새벽에 면사무소 직원이 올라와서 내일 새벽 폭우가 엄청나다고 꼭 대피하라고 한다ㆍ오후 3시쯤되니 계속 계곡 물이 불어난다ㆍ오늘은 일단 대피하기로 했다ㆍ마침 서울에서 영주 가는 친구가 자기 집에 가자고 했다ㆍ친구의 호의를 받아들여 3시 40분에 호롱마을을 떠나 영주로 왔다.

✔비는 언제 그칠까? 장마는 언제 끝날까? ㅠㅠ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16일 째(2023.7.16)-1

✔오늘이 사고 후 16일 째 입니다ㆍ마음씨 착한 중학교 친구의 도움으로 엊그제 영주로 대피한 후 이틀이 지났습니다ㆍ이틀 동안 예천, 봉화, 풍기 등에서 많은 人死事故가 발생하여 애통하고 소름이 돋습니다ㆍ살다보니 참ㆍㆍ어쩌다 이런 일이~ 기가 막힙니다ㆍ내가 그 당사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보다는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건사고 하나하나를 접할 때 마다 가슴이 떨리고 아픕니다ㆍ

 



✔대피 하러 내려 올 때는 自暴自棄의 심정마저 들었으나 국내외에 있는 많은 서포터스들의 응원에 다시 힘을 내려 합니다ㆍ한 친구의 助言처럼 살아남은 것을 感謝하게 생각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ㆍ"天下의 호프만이 이 정도에 氣죽어서 되겠나!!" 라는 친구의 격려가 귓전을 울립니다!!

✔폭우와 크고 작은 산사태가 겹쳐 길이 막혔으나 지금은 포크레인이 길을 텃다고 하니 다시 난장판이 된 현장으로 가서 살펴보고 대책을 세우고 판단을 해보려 합니다ㆍ다행히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고 있습니다ㆍ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제 16일 째(2023.7.16)-2

✔아침에 말씀 드린대로 이틀 동안 영주에 피신했다가 소백산 호롱마을로 올라갔더니 예상대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습니다ㆍ곳곳에 산사태가 났고 길은 물길이 되어 있었습니다ㆍ호롱마을 아궁이 옆 계곡이 엄청나게 파여나가서 토굴이 무너질까 아슬아슬하고 아궁이 주변에 토사가 쌓여 토굴과 방으로의 진입이 불가능 하고 지붕은 무너지기 직전이었습니다ㆍ

✔이 때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무려 6시간 동안 사투를 벌려서 계곡 물길을 돌리고, 산더미 처럼 쌓인 토사를 대강 긁어 내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 했습니다ㆍ혼자서는 도저히 하기 힘든 일을 함께 해준 중딩 친구 정말 고맙day~

✔저는 대강 단도리를 해놓고 무려 16일 간의 산적같은 산중 생활을 마무리 하고 오늘 분당으로 일단 철수합니다ㆍ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아 위험 요인이 많기도 하고 고갈된 체력을 보충 하고자 함입니다ㆍ보름 이상 많은 응원을 해준 경향각지의 서포터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소서~

 

To: 호프만 서포터스

🌱 지난 6월 30일 오후 1시, 졸지에 소백산 장군봉 임도에서 300미터를 흘러내린 엄청난 토사와 바위, 아름드리 나무가 지난 3년 동안 저의 꿈과 희망이었던 호롱마을 농막을 덮친 大事故가 일어난지 18일이 지났습니다.

그간 많은 서포터스님들이 구호金, 구호물자, 헌신의 노력 봉사 등 物心양면의 큰 도움과 死力을 다한 복구작업으로 아직은 다 쓸려내려가지는 않고 장마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버틸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6일간의 복구 작업으로 체력이 고갈나고, 복구를 하면 또 덮치는 계속되는 폭우로 토굴붕괴위험, 산사태수몰위험이 시시각각으로 잠재하고 있어서 저는 일단 대강의 단도리만 해놓고 현장을 떠나 일단 분당 집으로 철수를 하여 무너진 체력을 보강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나면 다시 내려가 잘 보수하여 서포터스님들이 와서 잘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재건하겠습니다. 재난을 당한 이재민을 방관하지 않고 후의를 베풀어주신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극심한 고통과 위기는 앞으로도 더 큰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된다.

Extreme pain and crisis will be an important opportunity for greater development in the future!!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7.20(목)

✔ 참사가 일어난지 20일이 지났습니다ㆍ영주 등 13개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습니다ㆍ참혹한 호롱마을 복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오전에 영주에 내려와서 서둘러 호롱마을로 주소를 옮겼습니다ㆍ영주市가 市 인구 조건인 10만명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1명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ㆍ

✔추가 산사태 위험으로 지난 16일 분당으로 피신한 지 나흘만에 호롱마을을 둘러보니 그 사이 비가 주춤한 관계로 추가 피해는 없고, 제일 걱정거리인 토굴은 무너지지 않고 겨우 버티고 있고, 방안은 습기가 자욱하여 냄새가 나고 널부러진 가재도구들은 전쟁터 이재민의 모습을 방불케 하여 지지대 몇 개만 보완해주고 서둘러 현장을 떠나 또 다른 수해지역 봉화 문단 친구집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머무르며 주변을 돌보고 있습니다ㆍ

✔이제 손발의 마비 증세 등 바닥난 체력은 약간 보충되었지만 주말에 다시 큰 비가 온다고 하여 복구작업을재개하지 못 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ㆍ

✔이번에 고향마을 인근 예천에서는 '나는 자연인이다' 341회에 출연했던 착한 자연인 장병근씨(69) 부부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여 많은 슬픔을 주었고, 고향마을도 갖가지 산사태로 마을의 고립, 농작물 수몰 등 엄청난 피해를 보았습니다ㆍ지난 번 2차례에 걸친 우박으로 사과에 흠집에 생겨 상품가치가 소실되는 아픔을 겪더니 ㆍㆍ엎친 데 덥친 꼴이 되고 말았
습니다. ㅠㅠ

또 하나 걱정 거리는 산소 유실이어서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정글 숲길로 변한 산골 경사지에 있는 아버지 산소를 찾아 갔더니 다행히 맷돼지 훼손도 미약하고 산소 유실도 없었습니다ㆍ아~아버지 산소가 명당이로구나ㆍ이래서 이번 참사에 연속된 위험 속에서도 내가 살아남았구나! 아직 토굴이 무너지지 않고 집을 확 쓸어버리지는 않았구나! 폭염 속에서 땀방울을 훔치며 허공에 대고 감사의 멘트를 수없이 날렸습니다ㆍ아~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잡초에게 배우네

경북 봉화읍 문단리
三學士 洪翼漢 生家 터 앞
뼈대있는 後孫 洪承模 家 뜰에서
잡초를 뽑네ㆍ

뽑아도 뽑아도
밟아도 밟아도
살아나오는 잡초

하하 허허
니들이 나를 죽여?
열번 백번 뽑아봐라
천번 만번 밟아봐라

骨百번 죽고죽고
數千번 뭉게지고
천지개벽 일어나도

나는 나는 살아나리
니들 人間 비웃으리~

알았노라 잡초여
항복한다 잡초여~
그대 根性 모진 意志
배워가며 버텨보자!!

 

✍🏻반갑다 Aronia!

왕이 즐겨 먹던 King's Berry,
노화의 주범 찌꺼기 산소(활성산소)를 줄여주는 Anthocyanin이 포도의 80배로 먹으면 늙지 않는 不老 수퍼 푸드!
오늘 아침 너를 보니 반갑다!

주먹만한 우박이 쾅쾅쾅
찢어지고 갈라진 사과,
쑥대밭이 된 야채밭!

광풍처럼 밀려내려온 토사가 우르르 쾅쾅!
부서지고 깨지고 쓸려내려간 삶의 터전! 모든 것을 쓸어갔구나! 모든 것을 삼켜 버린 너는 惡魔, 水魔!

어제는 폭염이 반갑고,
오늘 아침엔 시원한 산들바람이 너무 좋구나!
살아남아 예쁜 열매 맺은 Aronia 너를 보니 정말 좋구나!
너를 볼 수 있다니 나도 살아 있구나~ 숨을 쉬고 있구나! 아~종이 한장 보다 더 얇은 삶과 죽음의 境界여~

 

 

✍🏻살아 生前 처음 겪는 災難

지구온난화
북극 빙하 소멸
엘니뇨(el Nino)
국지성 집중호우
게릴라성 폭우

60평생 이런 변은 처음이야~
70평생 이런 변은 처음이야~
80평생 이런 변은 처음이야~
90평생 이런 변은 처음이야~
100년을 살아도 이런 변은 처음이야~
...

앞으로 이런 소리를 얼마나 더 들어야할까ㆍ이제는 이런 소리 첫 글자만 들어도 두근두근 콩닥콩닥 자꾸 가슴이 두근거린다 ㅠㅠ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7.28(금)

✔뉴스에서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났다고 한다ㆍ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러댄다ㆍ"장마가 끝났다~~" 지난 6월 30일 大慘事가 일어난지 근 한 달 만이다ㆍ오늘 복구 작업을 시작하려고 중딩 친구 둘과 서울을 출발하여 소백산으로 내려왔다ㆍ

✔일전에 왔을 때 오늘까지 피해신고를 하라고 하여서 면사무소에 들러 피해 신고를 했다ㆍ농업경영체 등록이 안 되어 있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일단 약초밭 토지 유실 피해 접수는 해 주었다ㆍ 내가 쓴 500여권의 책(정가 12,000원)이 손실된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피해 접수가 되지 않았다ㆍ이어서 자재상에 들러 모래 섞인 시멘트 한 포대, 종이 박스, 토치, 부삽, 미장칼을 사들고 호롱마을로 올라갔다ㆍ

✔호롱마을 올라가는 길은 많이 좋아졌으나 여전히 길바닥에 물이 흐르고 있었으며, 주차장 진입을 위해서 흘러내려온 나무 토막과 돌을 치우다가 상처를 입어 붉은 피가 흐르니 괜히 긴장이 되었다ㆍ폐허가 되다시피한 농막 주변에 움푹 파인 계곡과 마당 중간을 가로질러 흐르는 새로난 물길, 널부러진 가재도구, 습기차고 냄새나는 방안 풍경은 氣가 찰 뿐이었다ㆍ서둘러 짐을 내려놓고 제일 시급한 토사에 잠겼던 컴퓨터만 얼른 싣고 서둘러 현장을 떠나 영주로 왔다ㆍ

✔컴퓨터 수리점(위더스컴퓨터, 이병희)에서 점검을 받아보니 깨진 모니터 한 개와 마우스를 제외하고는 다 무사하다ㆍ비용은 수리비 2만원, 출장 설치비 2만원만 달랜다ㆍ큰 걱정과 달리 저비용으로 해결되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ㆍ

✔도와준 친구들이 고마워 맛깔스런 옛날식 칼국수(다정칼국수, 7천원)를 대접했다ㆍ친구가 말했다ㆍ이웃집 사람은 8천만원 부도를 맞고도 상심하다가 눈이 멀어졌지만 자신은 20억 부도를 맞고도 거뜬히 일어섰다고ㆍㆍㆍ그리고 참담하지만 용기를 내서 잘 복구하라고!! 그래, 친구여~지금부터 침착하게 하나하나 잘 복구해 나가겠네ㆍ고맙네!!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7.29(토)

✔아침 일찍 봉화(문단) 친구집에서 아침을 해 먹었다ㆍ서툰 솜씨지만 두부, 오뎅, 계란을 넣고 야채가 안들어간 된장국을 끓였는데도 먹을만 했다ㆍ서포터스 중딩 친구 3명이 응원을 왔다ㆍ고맙다ㆍ커피 타임을 갖고 서둘러 봉화를 떠나 영주로 왔다ㆍ어제 수리를 맡겨둔 컴퓨터 수리점(위더스컴퓨터)에 들러 젊은 사장의 차를 타고 소백산으로 왔다ㆍ

냄새 나고 어지러진 방에 들어와 컴퓨터를 세팅하고 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ㆍ블로거에게 컴은 전쟁하는 군인의 총과 같은 필수품이다ㆍ전쟁터 같은 폐허에 들어올 때만 해도 죽을 맛이었는데ㆍ50대의 젊은 사장은 친절하고 노련했다ㆍ30년 정도 이 일을 했는데 알고 보니 안동 중앙고를 다닐 때 국어 담당 내 중딩친구의 제자였다ㆍ이럴 때 보면 세상은 참 좁다ㆍ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ㆍ고마워서 블로그 홍보를 잘 해주겠다고 했지만 사양을 한다ㆍ알음알음으로 시골에서 돌봐주는 고객만 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ㆍ그래서 간판 조차 불필요 하다고 한다ㆍ암튼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하고 길고 긴 복구 작업의 시동을 걸었다ㆍ

✔컴퓨터 주변 부터 청소를 시작해서 안 방 청소를 대충 마쳤다ㆍ냄새 제거제(에어 페브리즈)를 뿌리고 물티슈로 닦아 주는 일이었다ㆍ음악을 틀어 기분을 살리고 매트를 세워서 말리고, 선풍기를 돌리고,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이불을 말렸다ㆍ

✔당장 큰 문제는 습기 차고 냄새나는 황토방이다ㆍ토사가 밀려와 막혀버린 아궁이를 뚫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부쳤다ㆍ호미와 삽을 이용해 토사와 돌을 걷어내어 아궁이를 여는데 세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ㆍ폭염속 노가다 일이라 정말 죽을 맛이었다ㆍ하늘이 노랗고 현기증이 났다ㆍ물을 마시고 쉬니 조금 나아졌다ㆍ아궁이 속에도 토사가 밀려들어 가긴 했지만 철문을 돌로 막아 놓은 덕분에 토사를 긁어내고 불을 지필 수 있었다ㆍ물구덩이를 치우고 불을 붙이는 일이라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ㆍ매케한 연기가 밀려나와 질식할 거 같다ㆍ천신만고 끝에 불을 붙였다ㆍ서서히 황토방에 온기가 들어가고 바닥이 말라 들어간다ㆍ ㆍㆍ

✔방에 들어와 바닥난 체력을 보충하려고 들어누워 있다보니 점심도 걸렀다ㆍ 오후에 중딩 친구 둘이 와서 아궁이 토사를 좀 더 긁어 내주고 나무를 구해와서 불 지피는 일을 도와주고 갔다ㆍ사막의 오아시스 처럼 정말 고맙다~ 힘든 복구 작업의 시작 종을 잘 울렸으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ㆍ세계가 폭염으로 들끓지만 여기는 오후 5시만 넘으면 시원하다ㆍ산사태 공포만 없으면 여름 나기는 참 좋은 곳이다ㆍ다 나쁜 것은 없고 다 좋은 곳도 없다ㆍ하나가 나쁘면 하나는 좋다ㆍ소백산에 밝은 저녁 달이 떠오른다ㆍ"쩍 쩍 쩍~" 소쩍새가 처량하게 운다ㆍㆍ!!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7. 30(일)

✔호프만 애청곡 usb를 앰프에 꽂았다ㆍ근 한 달 만에 호롱마을에 음악이 울려퍼진다ㆍ호프만이 살아 돌아 왔음을 대자연에 알리는 신고식이다~이제 조금 살 거 같다ㆍ숨통이 트인다ㆍ사람이 산다는 것은 별 게 아니다ㆍ밤새 안녕, 아침에 무사히 잠에서 깨어나고, 숨을 쉬고, 노래를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일이다ㆍ ㆍㆍ

✔복구작업 이틀 째ㆍ아궁이에 불을 지피면서 아침 9시 부터 장장 6시간에 걸쳐 점심도 거르고 폭염속에서 황토방 아궁이 쪽에 쌓인 토사와 돌을 걷어냈다ㆍ오른손이 마비될 지경이라 오후 3시쯤 작업을 멈췄다ㆍ이제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데 필요한 면적은 확보를 했다ㆍ황토방 바닥도 많이 말랐다ㆍ호롱마을 폐허가 조금씩 개선되어 가고 있다ㆍ희망이 보인다. 호프만은 hopeman이다~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7.31(월)

✔ 초저녁부터 꿀잠에 떨어졌다가 한밤 중에 "쩍 쩍 쩍~" 처량하게 우는 소쩍새 소리에 홀연히 잠이 깼다ㆍ어둠속에 밖에 나가 소피를 보고 들어와 몇 자 적어본다ㆍ前代未聞의 참혹한 장마로 악마 같은 흔적을 남긴 채 이렇게 七月이 가는구나ㆍ서기 2023년의 6~7월 장마의 참상은 한반도 역사책의 한 페이지에 서럽게 기록될 것이다ㆍ은퇴자들의 애청 프로 "나는 자연인이다~" 341회 출연자 장병근씨 부부와 해병대원 채수근 상병을 비롯한 50여명의 영혼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폭염속에서 시작한 복구작업 3일째이다ㆍ연일 황토방 아궁이 토사와 돌덩이 치우는 일을 했다ㆍ무리한 임도 건설로 장군봉 해발 7백미터에서 3백미터를 쓸려내려온 大自然의 저주, 水魔의 흔적은 실로 처참하고 어마어마하다ㆍ폭염속에 하루종일 땀흘려 人力 한둘이 해내는 일의 량은 초라하기 그지없다ㆍ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ㆍ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 愚公移山이라고 하지 않던가!!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1(화)

✔ 8월이 오니 폭염이 더 쎄져서 熱射病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 안타깝다ㆍ 이런 날씨에 복구 작업은 여간 힘들지 않다ㆍ10분만 움직여도 땀 범벅이 된다ㆍㅠ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나무를 줏어다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 황토방을 말리고, 아궁이 주변 토사를 긁어내고 돌담 쌓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ㆍ

✔오후에는 포크레인(02)을 불러 배수구에 쌓인 토사를 걷어내고, 안마당에 쌓인 악마 같은 야적물 쓰레기 일부를 걷어내서 주변으로 옮겼다ㆍ산사태 토사가 밀려와 새로난 물길을 만들어 농막 중심부를 거쳐 주차장으로 흐르며 氣가 찬 풍경을 연출하던 물길을 바로잡고 나니 물난리는 조금 나아졌다ㆍ

호롱마을 뒷편 처참한 수해 흔적을 바라보면 머리가 아프지만 농막 주변은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ㆍ토사를 퍼나르는 일을 하도 많이 해서 이제는 겁이 난다ㆍ물 먹어서 잔뜩 무거운 진흙과 돌덩어리를 퍼나르다 보면 손발에 마비가 와서 작업이 힘들고 더디다ㆍ그래도 어쩌랴? 가만 있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 것을!!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2(수)

✔ 오늘도 초저녁부터 잠에 떨어졌다가 소쩍새 소리에 잠이 깨어 밖에 나가 보니 휘영청 닭이 밝다ㆍ산사태로 "꽥꽥~" 고라니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야생동물도 다 사라지고 없다ㆍ철없는 개구리 한 마리가 갈 길을 잃고 방안으로 들어온 것을 밖으로 내보낸 게 전부다ㆍ그야말로 天災地變이다ㆍ

✔새벽에 2시간 동안 땀이 범벅이 되도록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옮긴 쓰레기 잔해에서 폐기물은 버리고 골라낸 나무는 태웠다ㆍ안마당이 많이 좋아졌다ㆍ

✔멀리 충북 괴산에 귀촌하여 목공방을 운영중인 고딩 친구가 트럭을 몰고 찾아왔다ㆍ名品 목공예품 5가지를 가져왔다ㆍ식탁 등으로 유용할 것 같아 너무 고맙다ㆍ인근 식당에 가서 삼계탕까지 사주며 德談과 응원을 해주고 갔다ㆍ고맙다ㆍ힘이 난다ㆍ

✔오후에는 밀린 이불 빨래를 하고 우물가와 안마당 정비를 했다ㆍ뻘을 먹은 이불을 한 참 동안 물통에 들어가 발로 밟아 빨았으나 얼룩이 많이 남아 있어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ㆍ못 쓰는 의류는 급수통 방한 덮개로 쓸 예정이다ㆍ

안마당에 쌓인 토사를 퍼 나르는 일은 같은 근육을 계속해서 쓰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ㆍ방송에 많이 보이는 해병대원이나 봉사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ㆍ긁어낸 토사위에 징검다리 처럼 반듯한 돌을 깔고 흙 묻은 자갈은 일일이 물로 씻어 돌 주변에 깔았다ㆍ물길을 잡아주고 토사를 조금씩 긁어내고 돌과 자갈을 깔아주니 안마당도 조금씩 옛모습을 찾아가고 있다ㆍ하지만 내년에 또 찾아와서 난동을 부릴 水魔와 태풍의 진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고민이 깊어진다ㆍ해결 방안은 무엇일까ㆍㆍㅠ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3(목)

✔ 아침부터 너무 바빴다ㆍ8시에 포크레인(017)을 불러 주차장 정비를 하기로 했는데 사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ㆍ새벽 5시 쯤 일어나자 마자 쓸만한 돌 2개를 나르고 주차장에 널브러진 나무와 배수 파이프, 양철, 쇠파이프, 돌 등을 최대한 줏어내어 포크레인 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다보니 어느새 8시 가까이 되었다ㆍ어제도 두끼만 먹었더니 배가 고파 10분 만에 뚝딱 간단한 아침을 헤치우니 포크레인 기사가 도착했다ㆍ

✔폭염속에서 주차장에 널브러진 돌과 토사를 이동하고 연못과 배수로를 정비하고 땅을 고르고 하다보니 11시쯤 되니 땀이 범벅이 되고 지쳐서 일찍 점심을 먹기로 했다ㆍ이장을 불러 셋이서 풍기로 나가 시원한 콩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ㆍ휴가철이라 쉬는 식당이 많아 세번째 집에서 먹을 수 있었다ㆍ이장댁에서 오미자 음료를 마시고 우박 맞은 아오리 사과 몇 개를 얻어서 올라왔다ㆍ우박을 맞아 못생겨도 맛은 있다ㆍ

✔오후에 두시간 정도 더 포크레인 작업하여 새로 배수로를 냈더니 마당에 물이 사라졌다ㆍ전체적인 평탄 작업을 하고 그동안 진입이 불편했던 주차장 대문 주변을 정비하고 일을 마쳤다ㆍ주차장이 살아났다ㆍ아직 깊게 파인 괴물 같은 계곡 정비는 언제 이루어질지 기약이 없다ㆍ

✔포크레인 기사를 보내고 우물 주변 토사를 걷어내고 흙 묻은 자갈을 씻어서 깔고 오랜만에 샤워를 했다ㆍ원시인이 문화인이 된 듯 하여 꿀잠을 잤다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4(금)~5(토)

✔ 어제 하루 종일, 오늘은 새벽부터 세시간 정도 우물가 주변 토사를 긁어내고 정비를 했습니다ㆍ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 하다보니 양쪽 손목에 무리가 와서 마비가 오고, 인대가 늘어나서 잘못 하다가는 큰 부상이 올 거 같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11시 경부터 쉬고나니 좀 나아졌습니다ㆍ

✔그동안 잘 챙겨 먹지도 못하고 체력 소모가 심해서인지 어제부터 자꾸 고기가 땡겨서 점심에 친구랑 둘이서 돼지갈비 3인분을 시켜서 실컷 먹고 , 후식으로 팥빙수를 먹고나니 조금 살 거 같습니다ㆍ

✔이어서 수해를 당한 봉화(문단) 친구집에 가서 오랜만에 천렵을 했어요ㆍ폭염속에서 반도로 물고기 잡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습니다ㆍ많이는 아니지만 잡은 물고기로 어탕을 끓여 반주로 소주 한잔 하고 돌아와 샤워를 하고나니 컨디션이 조금 올라오네요ㆍ

✔폭염속에서 모두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하루종일 에어컨 쐬는 피서도 좋지만 열심히 땀흘리고 나서 샤워하고 나서 마시는 칭따오 한 잔도 적극적인 피서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ㆍ헛소리 하지 말라구요? ㅎㅎ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10(목)

✔지난 6월 30일, 소백산 장군봉 해발 700미터에서 임도가 터져 엄청난 바위덩어리와 거목, 토사가 쓸려내려와 해발 400미터인 호롱마을을 초토화시킨지 한달 반이 되어간다ㆍ그동안 많은 서포터스들이 物心양면으로 지원해주고, 폭염속에서도 쉬지않고 피나는 복구작업을 하여 농막 주변은 어느 정도 안정화 되어가는가 하는 차에 느닷없이 태풍 '카눈' 이 공포처럼 다가오고 있다ㆍ

✔대비를 한다고 하였지만 밤새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로 인해 선잠을 자가며 호롱마을을 지키고 있다ㆍ태풍 영향권에 있는 오늘 하루는 총성없는 전쟁을 치를 전망이다ㆍ

✔이 태풍이 지나면 폭우는 더 이상 없는 것일까? ㆍㆍ죽기 아니면 살기다ㆍ生卽死 死卽生!!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11(금)

✔ 갈지자 행보로 한반도를 관통하며 전국토를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카눈이 이곳 소백산에도 이틀 내내 폭우를 쏟으며 지나갔다ㆍ

✔이곳 저곳 성난 물벼락이 주변을 헤집어 놓았지만 다행히 지난번 같은 엄청난 산사태는 없었고, 불어난 계곡물도 아슬아슬한 토굴벽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ㆍ이틀간 선잠을 자며 마음조린 공포의 시간이 지나갔다ㆍ그나마 다행이다ㆍ

✔오늘 부터 다시 아궁이에 불을 지펴 황토방을 말리고, 무너진 돌벽과 건물도 재건하고, 악마같이 널부러진 잔혹한 폐허도 조금씩 조금씩 정리해보자ㆍ몆년이 걸릴지도 모를 苦되고 긴 복구 작업이 되겠지만 포기란 없다ㆍ두손이 마비되고 두발에 쥐가 나도 중단은 없다ㆍ 하늘에 반가운 햇살이 비치고 있다. 자~이제 다시 복구 작업의 시작이다~ 天下의 호프만, 그대는 용감하다!! Brave one will achieve~~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13(일)

✔폭염속에서 며칠간 두손과 두발이 마비되도록 큰 돌과 자갈과 모레를 날라 땀 흘린 결과 훼손된 토굴벽을 다시 쌓았습니다ㆍ

✔한 달 이상 불어난 계곡의 거센 물살이 토굴벽을 때렸지만 토굴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ㆍ끝까지 지켜 냈습니다ㆍ호롱마을의 상징인 토굴이 무너지면 희망이 무너지는 것이라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ㆍ불행 중 다행입니다ㆍ

✔자연재해 앞에서는 친환경도 무기력 했습니다ㆍ호롱마을 건설 3년 동안 시멘트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돌,모레, 황토, 나무 등 천연재료만 사용하였으나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방수벽 설치에는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切感했습니다ㆍ


※호롱마을 복구를 위한 지원금을 보내주신 친구들과 서포터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ㆍ큰 힘이 되었습니다ㆍ잊지 않겠습니다!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15(화)

✔ 뜻깊은 광복절에도 폭염속에서 국가유공자의 집, 호롱마을 복구작업은 계속 되었습니다ㆍ지난 6월 30일 오후 1시에 해발 700미터에서 무려 300미터를 엄청나게 쏟아져 내려온 토사가 폭파시킨 세면장 건물을 다시 건설했습니다ㆍ대한민국이 나라를 되찾았듯이 나는 세면장을 되찾았습니다ㆍ광복의 기쁨, 건설의 기쁨, 대한민국 만세! 호롱마을 만세! 폭염속에서도 함께해준 76세 목수 한 분, 80대 일당 아저씨,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大 慘事가 일어난지 한 달 반 만에 사람이 살 수 없는 참혹한 전쟁터가 이제는 열악하지만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은 갖췼습니다 ㆍ전쟁터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솔향기 별빛마을 호롱마을에서도 밝은 호롱불 빛이 초롱초롱 빛나기를 기대해 봅니다ㆍ

✔일주일이 지나면 24절기 중 14번째, 處暑가 됩니다ㆍ더위도 한 풀 꺽여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우리들 마음에도 살 맛 나는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오기를 기원합니다ㆍ

✔As time passes, pain becomes history and is forgotten, and new hope comes like the wind. Hoffman, Where are you going now? ㆍㆍㆍ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8.22(화)

"일당 근로자 韓氏 아저씨"

✔2023.6.30일 끔직스런 사고가 일어난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ㆍ호롱마을 복구를 도와주시는 분은 76세 목수가 한 분 계시고, 80대 일당 근로자 한씨 아저씨가 있다ㆍ한씨 아저씨는 황토방과 토굴 건설 때 일을 해주었던 분으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일당 근로자 중에서 누구보다 성실하신 분이라 일이 끝난 후에도 연락하며 가끔 식사도 같이 하는 분이다ㆍ한씨 아저씨는 호롱마을에 큰 사고가 나자마자 달려와서 무겁고 힘든 농막 안에 켜켜이 쌓인 공포의 토사를 긁어내는 일을 할 때 무료봉사까지 해주신 고마운 분이다ㆍ

✔폭염속에서 오늘로써 8일째 목수형과 한 조를 이루어 힘든 노가다 일로 땀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ㆍ나이는 더 적어도 기술을 가진 목수형 앞에서 그분은 고양이 앞의 쥐다ㆍ아~이래서 어릴 때 어르신들이 技術을 배우라고 강조하셨구나! 실감이 난다ㆍ

160cm도 안되는 작은 체구라 힘쓰는 일은 어렵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꿈적거리시는 바지런함에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ㆍ이런 성실함 때문에 많은 일당꾼 중에 선택이 되어 계속해서 일자리를 얻고 있다ㆍ일전에는 인천 장봉도에 가서 40일 동안 같이 일을 하기도 하셨다ㆍ엊그제는 雨中에 낫질로 미끄러운 나무 껍질을 벗기다가 손을 다쳐 일회용 반창고로 지혈을 하는 사건이 있었고, 어제는 내려 앉은 아궁이 지붕을 들어올리다가 발을 찍어 악~소리를 지르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ㆍ

✔한씨 아저씨는 서울 성북구에 사시는 분이다ㆍ젊을 때는 동대문 시장에서 의류업을 해서 富를 일군 50억대 자산가이시다ㆍ漢文 등 공부를 많이하신 지식인이시고, 고령임에도 서울 집에 가시면 이틀에 한 번은 부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精力家이시다ㆍ그런 분이 왜 집을 떠나 작은 시골로 내려와 자취하며 힘든 일당일을 하시며 노후를 보내시는 걸까?

✔죽는 순간까지 낮에는 땀 흘리는 勞動을 하고, 아침 저녁으로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명상과 기도를 하는 求道者의 삶, 그것이 나와 한씨 아저씨의 공통점이 아닐까 한다ㆍㆍYouth isn't about when you were born, it's about how you live!!

 

✍🏻소백산 장군봉 大慘事 호프만 생존記- 2023.9.21(목)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The war is not over yet)

✔세계의 걱정거리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ㆍ 2023.6.30일 소백산 장군봉 산사태 대참사가 일어난지 83일이 지났건만 여기도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ㆍ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서 생겨난 수증기가 지구촌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면서 폭우로 인한 재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ㆍ수천명, 수만명이 일시에 사망하는 끔직한 사고를 접하면 머리가 아프다ㆍ이러다가 '8월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태풍'도 현실이 될 수 없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ㆍ

✔어제 저녁 농막에 누워있으니 두둑두둑~떨어지는 빗소리와 쏴~하는 계곡 물소리에 걱정이 되어 밤새 선잠을 잤다ㆍ이젠 비만 오면 트라우마가 엄습하는 새로운 징크스가 생겨났다ㆍ 새벽에 나가보니 많이 불어난 계곡물이 토굴과 황토방 아궁이 주변을 심하게 때려 계곡 유실이 많이 일어나 또 다시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ㆍ그동안 쉬지 않고 돌을 쌓고, 원하지 않는 시멘트 까지 바르며 땀흘려 보수를 하지 않았으면 큰 일 날 뻔 했다ㆍ장마가 끝났거니 하고 태만 하다가는 큰 일이 날 거 같다ㆍ습기가 많은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돌벽을 쌓다가 철판에 스쳐 잘 난 ^^ 얼굴에 피를 보고서야 아침 일과를 멈추었다ㆍ水魔를 이겨내려면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

✔There is no worry if you are prep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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