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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결혼식 주례사
다리가 후둘거렸던 첫 번째 주례의 추억
결혼식 주례를 해 봤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일이 있다. 평소에 무대 앞에 나가 자신감있게 강의 강연을 많이 해 본 사람들도 막상 결혼 주례를 맡아 많은 하객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처음 주례를 서게 되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긴장이 되고 심지어 다리가 후둘거리게 되는 등 한 두 가지 실수를 연발하게 된다...ㅎ.ㅎ
어느 수필가는 처음 주례를 서던 날의 에피소드를 이렇게 적고 있다.
"처음 절친으로부터 주례를 요청 받았을 때 무척 당황스럽기도 하고, 벌써 내가 주례를 설 나이가 되었나 하면서 청춘이 질풍노도와 같이 이렇게 지나간 현실에 착잡하기도 하여 완곡하게 거절하였다. 내심 미안했지만 무엇보다 선남선녀의 새 출발에는 고매한 인격과 주위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물이 주례를 서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이기에 평범하고 결격사유가 많은 보통사람인 나로서는 자격과 함량미달이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재차 간곡한 요청을 하여 강심제라도 먹고 할 터이니 안심하라고 하였다.
이제 내 생애에 중차대한 역사가 시작되었다. 주례사 포인트를 어디에 맞추느냐도 고민이었다. 많은 결혼식에 참석하여 다양한 주례사를 들어보지만 통일된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실상 주례사는 당사자인 신랑 신부도 그렇지만 하객들을 일정 부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초안을 잡아서 고치기를 여러번 하여, 걸으면서 중얼거리고, 이불속에서도 외치고,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읊조렸다.
마침내 결혼식 하는 날이 왔다. 목욕재개하고, 예복을 손질하여 입고, 중절모를 쓰고, 아침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독립군처럼 비장한 각오로 문 밖에 지나가는 택시에 올랐다. 식장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식이 시작되려면 한 시간도 더 남았다. 지하로 내려가 다방 구석에 앉아서 주례사를 복습하고 묵념을 했다.만반의 임전태세는 완료되었다. 아, 드디어 십분전이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식장에 올라가 단상 왼쪽의 의자에 앉았다. 비디오 촬영을 하는 지 내 얼굴에 불빛이 번쩍 거렸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눈이 가물거렸다. 식장에 손님으로 와서 뒤에서 서성거리다가, 잔치 음식이나 먹고 가는 신세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는 걸어서 단상의 가운데 섰다. 하객들의 얼굴이 뿌옇게 보였다.
신랑 신부가 내 앞에 섰다. 신부의 용모가 황홀하여 바라볼 수가 없었다. 맞절을 할 차례였다. 주례가 신부와 신랑이 마주 서는 사이를 조정해 주어야 하는데 그럴 경황이 없었다. 신랑신부가 고개를 숙이다가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장내는 웃음판이 되었다.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무례한 행위는 주례를 비웃는 것이었다. 결혼 서약과 선서와 주례사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조차 없었다. 신랑신부는 주례사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듯 빨리 끝내주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거의 정신이 마비되었다. 무슨 말을 했는 지, 하는 사람도 모르는데 듣는 사람들이 알 리가 없었다. 세상만사를 심사숙고하여 준비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법이 아니었다. 요란한 박수소리가 나기에 내말이 끝나는 줄 알았다. 물론, 내 말을 듣고 감동한 박수는 아니었다. 지겨운 식이 끝나고 잔치 음식을 먹게 되어서 치는 손뼉일 것이다. 큰 일을 마쳤다.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그 후 주례를 여러번 서면서 그 때 마다 자신을 되돌아 본다. 아내 말을 존중하라 하면서 나는 그렇게 해왔는가, 화가 나더라도 배우자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지는 마라 하면서 나는 그것을 지켰는지, 힘든 집안일을 반분하라 주문하면서 10분의 1이라도 짐을 나누고 있는지, 부끄러운 심정으로 반면교사 삼으며....
나도 수 많은 결혼 주례를 해 왔지만 아직도 결혼 당일에는 가슴이 콩캉콩캉~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수필가의 첫 번째 주례 에피소드에 많은 공감이 간다...^^ 주례,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그거 아무나 잘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ㅎ ㅎ
2022.11.13 태백 하이원CC 하이원팰리스호텔 팰리스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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